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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연구 기초, 과학적 설명 역사



어떤 현상의 발생과 그러한 발생의 전제가 되는 조건과의 관계를 인과관계라고 합니다. 한 현상이 다른 선행하는 사건에 뒤따라 일어나는 이러한 인과관계에서 사람들은 전자를 결과, 후자를 원인이라고 하여, 후자가 전자를 필연적으로 가져온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문제는 인과성의 개념 정의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계쏙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과성 개념의 선구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과학은 원인을 탐색하는 것이라고 보고, 현상의 원인에는 질료인, 형상인, 작용인, 목적인의 네 가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중세기 말까지는 이 네 원인 중 작용인과 목적인이 각각 신과 신의 섭리로 개념화되어 모든 현상을 설명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보편적 법칙의 개념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그 법칙의 타당성 여부는 경험적 사실보다는 이성의 추리에 의해 주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즉 귀납적 추론방법보다는 연역적 추론에 의해 명제를 증명하는 방법에 더 관심을 두었었습니다. 그러나 14세기 말 옥스퍼드 학파의 베이컨, 오캄 등은 과학적 방법이란 현실적 검증을 중심으로 한 귀납적 방법이어야 하고 자연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실험이 필수적임을 주장하였습니다.


이 주장은 현대과학의 실험논리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 이러한 주장은 이슬람 문화권의 실험적 연구법과 융합되면서 법칙에 의해서 현상을 기술하고 설명하려는 경향을 형성하였습니다. 갈릴레이는 법칙성과 필연성으로서의 인과율에 의해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전통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입니다. 그는 목적론적 작용에 의해 현상을 설명하기보다는 필연적인 자연의 법칙에 의해 사상들의 관계를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뒤이어 뉴턴은 이러한 주장을 더욱 강화하여 모든 현상은 명확한 인과법칙에 의해 기계적으로 결정된다는 기계적 결정론을 제창하였습니다.




그 후 영국의 경험론자들과 연합론자들은 갈릴레이와 뉴턴의 필연적 법칙성으로서의 인과성을 경험적 자료에 근거하여 도출하여야 한다고 하여 경험론을 강조하는 동시에 인과성의 개념을 다듬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흄은 인과성에서 원인과 결과의 연결이 필연적 연결이라는 생각은 합리적 근거가 없으며 이는 주관적이고 획률론적인 개념이므로 경험적 자료의 관찰에서 필연적인 인과관계를 도출할 수 없다는 회의론을 제기하였습니다. 그에 따르면 인과관계는 논리적  필연성도 아니며 단 하나의 사례에서 관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감각과 지각에서  도출되는 관념뿐입니다. 인과관계라는 관념을 분석해 보면 원인과 결과 사이의 근접성과 연속성이라는 두 개의 관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관념은 자극들에 대한 감각 경혐에서 도출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넘어서서 인과성에서의 필연적 연결이라고 하는 관념은 그 근거가 되는 감각 경험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과성이란 근접 또는 연속에 의한 연결일 뿐, 그 사이에 어떤 필연적 연결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주관적 판단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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